부산 위아자 나눔장터가 21일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 광장에서 열렸다.어린이장터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물건을 팔고 있다. 송봉근 기자
“와 싸다. 아저씨 신발 사 가세요. 한 켤레 2000원. 말 잘하면 1000원으로 깎아드립니다.” 아버지를 따라 올해 처음으로 위아자 행사에 참여한 지원호(12·두실초 5년) 군은 어른 못지않게 물품 판매에 열을 올렸다. 지군은 “물품을 팔고 돈을 손에 쥘 때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다”며 “나눔 행사여서 더욱 뿌듯해 내년에도 또 참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17개 기관·기업·단체 50여개 부스 발디딜틈 없어
1㎞ 걸쳐 펼쳐진 250팀 어린이 장터도 장사진이뤄
21일 오전 10시 부산 송상현 광장에서 개최된 2018년 위아자 나눔 장터에는 연인원 10만명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오전 11시 개장 전부터 힐튼부산과 인제대학교 부스 등에는 싸게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송상현 광장 잔디광장에 마련된 어린이 장터도 개장과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부산 위아자 나눔장터가 21일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 광장에서 열렸다. 개막식에 참석한 (오른쪽부터)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오거돈 부산시장,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등 초청인사들이 기증품을 팔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날 오전 11시 개장식에 앞서 ‘엔젤 피스 예술단’이 오전 10시 30분부터 공연을 펼쳐 분위기를 띄웠다. 엔젤 피스는 세계 최대의 민간봉사단체인 국제로터리가 지원하는 부산 최초의 소년·소녀 예술단이다. 전통 춤·악기·합창 공연으로 세계 속 한국과 부산을 알리고, 국제로터리 회원국과의 문화교류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
오전 11시 30분 개장식이 끝나자 극단 ‘맥’이 뮤지컬 ‘슈퍼 대디 최고봉’을 선보였다. 출산 친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아빠 육아 참여’ ‘일·생활 균형’을 주제로 한 창작 가족 뮤지컬이다. 부산의 대표극단인 맥은 1986년부터 설화·민담·민속·무속 등을 소재로 많은 공연을 하고 있다.
부산 위자나 나눔장터가 21일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 광장에서 열렸다. 시민들이 인제대학교 부스에서 인제대면을 구입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날 단체장터는 17개 기관에서 50개 부스를 열었다. 특히 부산시 학교 학부모총연합회가 1톤 트럭 10대 분량의 물품을 갖고 나왔다. 7개 부스에 옷·장난감·인형·생필품 등 다양한 물품이 매대에 놓여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장혜진 부산시 학교학부모총연합회 사무총장은 “학부모 사이에서 위아자의 인지도가 높아져 물품을 기증받기가 한결 수월해졌다”며 “사은품으로 받은 생필품을 쓰지 않고 갖고 오는 학부모가 많아져 기증품의 질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올해 무궁화봉사단,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행복학교, 부노예술봉사단이 처음으로 위아자 나눔 장터에 참여했다.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행복학교’ 참가자 하성미(53)씨는 “행복학교가 행복을 연습하는 곳인데 위아자 행사에 참여하면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참가했다”며 “내가 기증한 물품이 팔리는 게 너무 신기하다”고 활짝 웃었다.
2018 부산 위아자 명사 기증품 경매 모습. 송봉근 기자
이날 13종의 체험 행사도 함께 열려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아름다운 가게 부산본부는 나만의 간판 만들기, 바람개비 만들기, 미니 블록으로 나만의 캐릭터 만들기로 나눔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여성과 나눔’은 천연염색, 천연보습크림을 참가자들과 함께 만들었다. 부산 경상대는 페이스 페인팅, 동주대는 패션 팔찌를 만들어 판매했다. 부산백병원 의료진은 무료로 간단한 건강 검진을 했다. 부산백병원 민현순 사회사업실장은 “인바디, 혈당,혈압을 체크하고 건강상담을 해줬는데, 노인들이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내년에도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삼진어묵은 핫바를 50% 할인된 1000원에 판매해 핫바를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삼진어묵 관계자는 “2시간도 안돼 핫바 1000개를 모두 팔았다”고 말했다.
2018 부산 위아자 명사 기증품 경매 물품 모습. 송봉근 기자
올해는 부모 손을 잡고 어린이 장터에 직접 물건을 팔러 나온 아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지난해 어린이 장터는 150여개가 차려졌지만, 올해는 250개로 100여개 정도 늘었다. 역대 최대 장터가 마련되면서 송상현광장 잔디광장은 1㎞에 걸쳐 장터가 펼쳐졌고, 오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장터를 연 부산진초등학교 3학년 황지호(10)군은 “친구들에게 기증받은 장난감과 제가 평소에 쓰지 않던 학용품, 인형, 책 등을 들고 나왔다”며 “학교에서 진행하는 나눔 행사는 자주 참여했지만, 외부에서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 설렌다”며 웃었다.
부산=위성욱·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