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나눔장터 2020 부산행사가 14일 부산 지하철1호선 아름다운가게 명륜역점에서 열려 시민들이 재활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내 최대 나눔 행사인 ‘위아자 나눔장터 2020’ 부산행사가 열린 14일 오후 부산지하철 1호선 명륜역의 아름다운가게 명륜역점에는 온종일 많은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에선 기관·단체·기업이 내놓은 재활용품과 명사들이 맡긴 소장품이 판매됐다. 다른 부산지역 아름다운가게 6곳에서 다양한 재활용품이 판매됐다. 이날 하루 판매수익금은 총 4359만원.
행사가 열리자 지하철에서 내린 승객 등은 전시대를 둘러보며 물품에 얽힌 사연을 아름다운 가게 관계자에게 물어보는 등 명사 기증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경매로 구매를 결정한 일부 시민은 종이쪽지에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 구해 희망가를 적어 전시대 뒤쪽 물품 게시판에 붙였다. 이날 오후 3시쯤 일부 기증품 위에는 많은 쪽지가 붙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높은 구매 희망가를 적은 사람이 물품의 주인공으로 최종 결정됐다.
위아자나눔장터 2020 부산행사가 14일 부산 지하철1호선 아름다운가게 명륜역점에서 열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지역본부 직원들이 마스크 바로쓰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날 부산·대구 등 영남권 인사 45명이 내놓은 63점과 배우·탤런트·가수 등 연예인과 스포츠인 등 24명이 내놓은 67점 등 69명의 130점이 전시·판매됐다. 이 가운데 LG전자 창원공장이 기증한 트롬 건조기 1대는 80만원에 팔렸다.
위아자나눔장터 2020 부산행사가 14일 부산 지하철1호선 아름다운가게 명륜역점에서 열려 시민들이 명사기증품을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20201114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내놓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제작한 남녀 시계는 70만원에 미국에 사는 박미진씨가 낙찰받았다. 박씨는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후원해오신 부모 덕분에 손길이 필요한 분을 도와드리는 일이 그리 낯설지 않다. 저소득층 아동을 위해 김경수 지사의 기증품을 입찰하게 됐다”는 사연을 아름다운가게에 보내오기도 했다.
또 LG전자 무선청소기 70만원, 파크하얏트 부산 숙박권 2매 52만원, 이은남 부산학교학부모총연합회장의 금귀걸이 41만원, 롯데 시그니엘 호텔 숙박권 1매 31만원, 방탄소년단(BTS) 멤버의 사인이 든 CD 30만원, 배우 박보영 블라우스는 28만5000원에 각각 팔렸다.
위아자나눔장터 2020 부산행사가 14일 부산 지하철1호선 아름다운가게 명륜역점에서 열려 시민들이 명사기증품을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BTS의 CD는 멤버인 지민 아버지가 기증한 것이다. 경매 시작가는 10만원이었었지만, BTS의 팬클럽인 ‘아미’ 회원인 김희자(55)씨가 경쟁 끝에 구매했다. 김씨는 “지민의 광팬이다. 지민 아버지가 멤버 사인이 적힌 CD를 기부했다는 기사를 보자마자 꼭 사고 싶다는 생각으로 위아자 나눔장터를 찾았다”며 “원하는 CD도 사고 저소득층 아동을 돕는 일에 함께해 기쁘다”고 말했다.
14일 부산지하철 1호선 명륜동역에서 '위아자나눔장터 2020 부산행사가 열렸다. 명사기증품 경매 참가자들이 구매를 희망하는 물품 위에 자신들의 구매희망가를 적은 쪽지를 붙여놓았다. 송봉근 기자
또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천마총금관 26만1000원, 빈대인 부산은행장의 커피 머신 25만원, 허성무 창원시장의 도자기 ‘보리’ 25만원, 백종헌 국민의 힘 국회의원(금정구)의 사진액자 21만원, 김지완 BNK금융 회장의 자개 그림 20만1000원, KLPGA 고경민 선수의 골프채 20만원,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의 접시 세트 12만원, 프로축구 울산 현대 이근호 선수의 미즈노 축구화 11만1000원,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의 아디다스 축구화 10만원,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의 인물형상 수석 10만원, 진정무 부산경찰청장의 롯데자이언츠 사인볼과 사인모자 7만원 등에 각각 팔렸다.
판매되지 않은 명사 기증품은 명륜동점에 다시 전시 판매된다.
위아자나눔장터 2020 부산행사가 14일 부산 지하철1호선 아름다운가게 명륜역점에서 열려 행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날 명사 기증품 20여 가지를 사들인 박의수(54)씨는 “좋은 물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어 6년째 위아자 나눔장터를 찾고 있다. 올해는 유독 사고 싶은 물품이 많아 20여 가지나 샀다”면서 “코로나19 위기에도 이웃에게 따뜻함을 전해줄 수 있는 행사가 취소되지 않아 다행이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명사 기증품 99건이 총 813만3500원에 팔렸다. 이는 지난해 송상현 광장에서 열린 나눔행사 때의 909만1000원에 약간 못 미치지만, 대규모 군중 집합행사 없이 개최된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라고 아름다운가게 관계자는 말했다.
위아자나눔장터 2020 부산행사가 14일 부산 지하철1호선 아름다운가게 명륜역점에서 열렸다. 신혜숙 부산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오른쪽)가 인제대학교 홍보대사에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기업·기관·단체 등이 맡긴 옷가지·책·전자제품·장난감 등 갖가지 재활용품은 부산지역 아름다운가게 매장 7곳에서 일제히 판매됐다. 명륜역 매장에서 겨울의류 두벌을 각각 5000원과 1만3000원에 산 부산시민 박상현(78)씨는 “날씨가 점점 추워져서 겨울 의류가 필요했는데, 마침 마음에 드는 두벌을 싼 가격에 사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위아자나눔장터 2020 부산행사가 14일 부산 지하철1호선 아름다운가게 명륜역점에서 많은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렸다. 송봉근 기자
이날 자원봉사활동을 한 최보성(31)씨는 “14개 단체가 기부한 3만점의 많은 물품이 또 다른 주인을 만나 재활용된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자원 순환으로 환경을 지키고, 저소득층 아동들을 도울 수 있는 행사에 힘을 보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지역 7개 아름다운 가게 매장에서 판매된 재활용품은 총 1244만원어치였다. 또 대구 가야축산이 쇠고기 판매금액 460여만원, 지난 7일 재활용품을 판매한 부산시학교학부모총연합회가 1100만원을 아름다운가게에 맡겨왔다.
위아자나눔장터 2020 부산행사가 14일 부산 지하철1호선 아름다운가게 명륜역점에서 열려 시민들이 재활용품 옷을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날 저소득층 아동을 위해 현금 기부를 한 기업·기관도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경남지역본부가 348만원, S&T중공업이 300만원, 북부산면허시험장이 17만원을 각각 기탁해온 것이다.
이날 명사 기증품과 재활용품 판매액, 현금기부 등을 모두 합하면 총 수익은 4359만원에 이른다. 박은진 아름다운가게 부산본부장은 “코로나19 위기에도 부산시민 2만여명이 아름다운가게 매장을 방문하는 등 성원하면서 지난해 못지않은 4359만원의 판매수익을 올렸다. 영남권 시민께 감사드린다”며 “수익금을 모두 불우아동 돕기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황선윤·위성욱·이은지 기자 suyohwa@joongang.co.kr
'위아자 나눔장터' 기사목록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news.joins.com/issue/10754